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첫 번째 주제 가볼까요?
"너무 빠른 건강 이상?" 이렇게 정했습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늘로 단식 엿새째죠. 당 안팎에서 건강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여당에선 이런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제 5일째인데 거의 건강이 많이 상하셨다, 이런 보도가 나오지 않습니까? 5일 만에 건강 이상설 나오는 건 좀 빠르신 것 같아요.
Q. 사실 단식하는 사람을 두고 건강을 운운하는게 조심스럽게 마련인데요. 건강 이상이 오는 시점은 사람마다 다르겠죠?
황교안 대표 이전에도 많은 정치인들이 여러 명분으로 단식을 했었죠.
그래서 저희가 단식 일주일 전후 어떤 모습이었는지 찾아봤습니다.
[천호선 /당시 정의당 대표 (2014년 8월)]
괜찮으세요, 건강은?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4년 8월)]
네, 나는 뭐 그런데.
[김성태 /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서 (드루킹) 특검을 위한 결심을 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손학규 / 바른미래당 대표 (지난해 12월)]
혈압이 조금 올랐대. 148에 80.
Q. 요즘 날씨가 춥고 비도 오고 하니, 야외에서 단식하면 체력 소모가 더 클 수도 있겠죠.
분명히 그런 차이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지지자들은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포털 사이트에 '내가 황교안이다' 이 말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는데, 50대 보수층이 나선 결과입니다.
조금 황당한 움직임도 있는데요, 단식 현장 인근에서는 이런 문서까지 발견됐습니다.
몇몇 보수 지지자들의 아이디어로 보이는데요. 단식 며칠 만에 장례를 준비하겠다니 나가도, 너무 나간 거겠죠.
Q. 그건 선을 넘은 거죠. 단식의 의미를 오히려 퇴색시키는 행동 같습니다.
정치가 극단으로 흐르면 반드시 반작용이 나타나기 마련이죠.
오늘 한국당이 주최한 김영삼 전 대통령 4주기 추모식에서는 이런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을 지금 썩은 물이 가득 차있는 물통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황교안 대표가 이 추운 겨울에 단식 투쟁에 나서도 당 내외에서 조롱밖에 나오지 않는 겁니다.
Q. 네, 투쟁의 한 방법이긴 하지만 황 대표 부인이 걱정이 되어서 현장에 와 있다고 하죠? 다른 정치적 방법으로 풀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제 갈까요?
'천막 정치'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늘 한국당이 황 대표를 위해 청와대 단식장에 몽골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청와대에서는 즉각 자진철거를 요청했는데, 사실 철거하자니 야속하고, 지켜보자니 원칙에 어긋나는 만큼 청와대 고민도 깊을 겁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천막 정치가 오늘 시작됐습니다.
[도여정 / 우리공화당 국제대변인]
우리공화당은 악법 중에 악법인 공수처법 저지를 위해 오늘 25일부터 여의도 국회 앞에 100여 개의 천막을 치고 투쟁에 들어갑니다.
조금 전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와 통화해보니 이미 천막 20개를 국회 인근 인도에 설치했고, 내일까지 100개를 채우겠다고 합니다.
Q. 우리공화당은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설치하는 문제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여러 차례 충돌했잖아요.
맞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천막 강제철거에 들어간 비용을 받아내겠다며 우리공화당 당비 계좌를 압류하기도 했습니다.
[조원진 /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지난달 14일 국정감사)]
우리공화당에 대한 차압 풀 생각 없으세요?
[박원순 / 서울시장]
서울시가 했다기보다 법이 한 일입니다.
실제 계좌 차압으로 우리공화당 당비 1억6천만 원이 서울시 계좌로 들어갔는데요, 박원순 시장은 뿌듯했는지,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박원순 / 서울시장(지난 13일, KBS라디오 '김용민 라이브')]
1억6천인가가 서울시 계좌로 들어와 있습니다. 나머지도 우리공화당에 (당비가) 들어오면 다 서울시 계좌로 오게 돼 있습니다. 저 한다면 하는 사람입니다.
Q. 여의도에 천막 100개를 설치한다, 이번엔 괜찮은 겁니까?
저도 그게 궁금해 조원진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조원진 /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오늘 '여랑야랑' 인터뷰)]
(여의도) 인도에 여러 단체에서 (천막을) 많이 치고 있잖아요. 그럼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도 다 철거를 하려면 하고…. 저는 법적 잣대를 공정하게 하라는 거예요. 우리공화당에 대해서만 일방적으로 하지 말라는 거죠.
갈등을 풀라고 만든 게 국회인데, 야당이 거리 정치에 나서면서 국회는 매일 겉돌고 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는 "전쟁 중에도 대화는..." 이렇게 정했습니다.
네, 추운 겨울에 천막만 계속 늘어나는 정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
연출·편집: 정새나PD, 이혜림PD
구성: 이재명 차장, 김지숙 작가
그래픽: 전성철 디자이너